반려동물등록제 시행 10년, ‘반쪽짜리’ 오명 벗으려면

기획 / 서소희 기자 / 2019-11-22 09:29:20
유기동물 여전히 증가, ‘유명무실’한 반려동물 등록제

▲ 정부는 2013년부터 반려동물등록제를 의무 시행해오고 있지만 등록률이 저조한 것은 물론, 등록제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아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 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수가 1000만을 넘어가면서 생겨난 말이다.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 그러나 이와 더불어 유실·유기동물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반려동물 유기를 방지하고자 2008년 ‘동물 등록제’라는 카드를 내놨다. 2013년부터는 반려동물등록제를 의무 시행해오고 있지만 등록률이 저조한 것은 물론, 등록제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아 기대만큼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유기동물 12만1077마리
반려동물등록제 시행에도 등록률 저조
다양한 동물등록 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 시급


2014년부터 현재까지 유기된 동물 ‘41만5514’마리

 

▲ 반려견 체내에 삽입된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리더기로 확인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반려동물시장 규모는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서 사료나 반려동물 용품은 고급 제품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다음 생에 태어나면 부잣집 개로 태어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 사료나 용품뿐만 아니라 장례 서비스, 펫시터 등의 서비스도 발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과는 대조적으로 ‘반려동물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된 반려견은 14만 마리다. 동시에 작년에 동물보호센터에서 구조한 반려견은 9만마리.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수만큼 반려동물이 유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유기된 반려동물은 총 41만5514마리로, 아직 한국은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반려동물등록제 의무시행, 등록률 30%도 못 미쳐

 

▲ 반려견 정보와 보호자의 인적사항 등을 담은 외장형 펜던트.

이에 정부는 의도적인 유기를 방지하고 길을 잃은 동물의 보호자를 쉽게 찾기 위해 2008년 ‘반려동물등록제’를 도입했다. 반려동물등록제는 2008년부터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됐다. 이후 2013년부터 반려동물등록제는 전국적으로 확대, 의무화됐다. 현재 동물보호법상 3개월 이상의 반려견에 대해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동물 등록은 동물병원이나 시·군·구청 및 동물병원에서 접수하고, 칩을 선택한 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 동물의 정보와 보호자의 인적 사항을 입력하면 된다. 보호자는 내장형 칩이나 목걸이 형태의 외장형 칩 또는 인식표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했지만, 그 등록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2013년 전국적으로 의무화가 시행된 뒤 47만9147마리로 급격히 증가했으나 다시 감소했다. 이후에는 확연히 감소한 수치인 연평균 12만5000마리가 등록됐다.

올해 9월 본격적 점검과 과태료 부과를 앞두고 진행된 자진신고기간 두 달간 무려 40만6143마리가 등록됐다. 신고기간 만료 후 강화되는 단속에 미등록 견주들이 과태료를 면제받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유기, 유실을 방지하고자 시행한 제도지만 아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의무 등록 대상이 ‘생후 3개월령 이상인 반려견’에 제한된 것이 제도의 실효성을 낮추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또 반려묘를 키우는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묘를 양육하는 보호자들은 적용 범위를 모든 개와 고양이 등으로 넓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목소리에 의무 등록대상을 반려 목적 외의 개와 고양이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방안을 담은 동물보호법 시행령은 2021년 시행될 예정이다.

등록방법 다양화, 처벌 강화 등 실효성 있는 제도 필요

유기방지를 위한 반려동물 등록이 법제화가 됐지만, 이 같은 실효성의 부족으로 전혀 제도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등록 동물 범위제한과 유기·학대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본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유기동물 수 증가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다양한 발전방안을 내놓고 있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편리하게 반려동물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는 2021년까지 동물의 비문 등 첨단 바이오 인식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동물등록제를 2021년까지 시범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등록으로 인한 처벌 또한 강화돼야 한다. 그동안 반려동물 미등록으로 인한 행정처분 건수는 2017년 기준 190건으로 모두 1차 적발 경고처분에 그쳤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책임감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라도 미등록에 대한 처벌은 강화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등록은 자신이 양육하고 있는 반려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보호자는 반려동물 등록을 통해 의무를 준수,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정부 또한 등록대상 동물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처벌 수위를 강화시키는 등 동물등록제도를 개편해나가야 할 것이다.

서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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