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인간 세상을 지배하다

기획 / 서소희 기자 / 2019-07-02 10:21:10
■ 고양이에 대한 모든 것

▲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을 ‘집사’로 칭하며 고양이를 ‘주인님’으로 모신다. 이는 강아지와 달리 도도하고 시크한 성격을 가진 고양이가 주인을 집사 취급하는 데에서 시작된 표현이다. 조선시대에도 지독한 고양이 사랑을 보여준 ‘집사’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이다. 환국 정치의 창시자인 숙종은 결단력 있고 냉철한 성격의 임금이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녹인 유일한 존재는 갈색의 작은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은 김시민의 ‘금묘가’(“금묘야 부르면 금묘 곧 달려오니 사람 하는 말귀를 알아듣는 듯하였네. 기린과 공작도 오히려 멀리했건만 금묘만 가까이서 선왕 모시고 밥 먹었네”)에도 잘 표현돼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고양이 사랑, 집사의 눈으로 고양이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1인 가구 증가··· 자연스레 ‘냥집사’ 많아져
‘나만 없어 고양이’라는 신조어 유행하기도
입양·분양 전 반드시 주의사항 고려할 필요


▲ 조용한 성격의 고양이는 현대인의 독립적 삶의 형태와 잘 맞아 애묘인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5년 만에 반려묘 2배 증가··· ‘고양이 시대’ 도래

바야흐로 ‘고양이 시대’다. 1인 가구, 딩크족(맞벌이는 하면서 아이가 없는 부부)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현대인의 독립적 삶의 형태와 고양이의 성격이 잘 맞는 것도 애묘인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애묘인의 증가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수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반려묘 수는 233만마리에 달한다. 2012년 반려묘 수가 116만마리였던 것을 보면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같이 반려묘의 증가율은 다른 반려동물 증가율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고양이 신드롬’에 발맞춰 고양이 관련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서점에서는 고양이 관련 서적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고양이 카페 또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 EBS는 2018년 고양이 행동 교정 프로그램인 ‘고양이를 부탁해’를 방영하는가 하면, 메리츠 화재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고양이 보험인 ‘펫퍼민트 Cat 보험’을 출시해 애묘인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 '고양이 신드롬'에 발맞춰 고양이 관련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양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양이를 향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고양이에 대한 오해는 여전하다. 대표적인 오해는 ‘고양이는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원하는 것은 맞으나,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 아니며 유일하게 ‘친구’라는 개념이 있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다고 집사가 하루 종일 반려묘와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법. 집사가 없는 동안 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문 근처에 캣타워를 설치하거나, 작은 어항을 설치함으로써 고양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다.

또 다른 편견 중 하나는 ‘고양이는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고양이 훈련은 고양이의 도도한 성격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이 또한 잘못된 상식이다. 고양이는 훈련이 가능하며, 훈련이 필요하다. 대개 고양이에게는 높은 톤이 부르는 소리이며 낮은 톤은 가라는 신호다. 따라서 높은 톤으로 고양이를 부르며 손·펜 등으로 코를 맞추는 ‘코 터치’ 훈련부터 시작한다면, ‘앉아’나 ‘기다려’와 같은 기본적인 훈련은 가능하다.

마지막은 ‘고양이도 산책이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다. 최근 SNS상에서 목줄을 하고 산책하는 이른바 ‘산책냥’들의 게시물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산책냥’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71만 건이 넘는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산책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산책과 노즈워크(후각을 통한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수직공간에서의 안락함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락함이 아닌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도심 산책’은 고양이에게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고양이가 산책 중 도망간다면 유기묘가 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보호자는 고양이가 정말 산책을 원하는 것인지, 보호자가 원해서 하는 인간 위주의 행동인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는 가족 구성원과의 상의 등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충분한 고려 후 분양해야

랜선집사(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과 동영상을 즐겨보는 사람)들은 대게 입양을 결정하는 순간 품종부터 검색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가장 먼저 ‘가족 구성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입양 전 가족 구성원들에게 입양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알레르기는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눠야 한다. 반려동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지사. 입양 전 꼭 확인 해 보는 것이 좋다.

‘반려묘를 책임질 경제적 여유’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울 때 한 달에 10~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또 분양비, 접종비, 기본용품 구비 등 초기비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 일본의 한 조사에 따르면 고양이 한 마리를 기준으로 15년 동안 1500만원의 양육비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될 때 고양이를 분양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시간적인 여유’다. 고양이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 중 하나는 사냥본능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낚싯대, 쥐 인형 등을 이용해 사냥하는 것과 같은 놀이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 놀아주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고양이 비만의 위험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고양이에게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스트레스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분양을 결심했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품을 구비해 놓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필수 기본용품으로는 화장실, 모래, 식기, 사료, 간식, 캣타워, 스크래쳐, 장난감, 발톱깎이, 빗, 이동장 등이 있다. 또한 응급상황을 대비해 근처 동물병원의 위치와 전화번호 등을 파악해둬야 한다.

반려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년 10만마리라는 유기동물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즉흥적으로 입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큰 책임감이 따르지만,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평생을 함께할 반려묘를 맞이할 준비가 됐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라. 어떤 경우에라도 함께 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당신은 ‘랜선집사’가 아닌 ‘진짜 집사’가 될 준비가 된 것이다.

서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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