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그 시대 찬란했던 청춘의 자화상

울종영화리뷰 / 서소희 / 2019-12-12 14:45:27
영화 ‘동주’ 리뷰

▲ 영화 '동주'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동주’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윤동주와 그의 사촌인 송몽규 열사의 일생을 담은 영화다.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자유가 억압된 현실 속에서 두 청년은 다른 방식으로 같은 꿈을 꾼다. 이런 비극적인 일제강점기 시대에 살았던 민족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100만 관객을 스크린으로 끌어들였다.

내성적인 성격의 동주는 펜으로 시대의 비극을 아파했고, 몽규는 신념을 위해 행동으로써 독립운동을 해나간다. 동주에게 그런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지 못할 산 같은 존재였다. 영화는 윤동주와 다른 방법으로 조국의 독립을 바랐던 송몽규 열사를 재조명, 그의 이름을 기억해달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당시 시험을 위해 암기해야만 했던 윤동주의 시들. 그가 말하는 ‘빼앗긴 들’은 조선인 줄만 알았고 ‘봄’은 단순한 독립을 뜻한다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동주’를 마주했을 때 비로소 그의 시를 온몸으로 느끼고 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창살 속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이 그의 청년기와 오버랩 되는 장면은 가히 인상적이다. 별 하나 하나에 가족과 친구를 떠올렸을 윤동주 시인. 윤동주를 알았지만 윤동주를 몰랐던 사람으로서 영화는 더 뜻깊게 다가온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흑백영화라는 점.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것에 대해 컬러는 윤동주를 현재로 불러오는 듯한 느낌인 반면, 흑백은 현재의 우리가 그 시대로 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윤동주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다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 화면구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며 그 현장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준다. 더불어 영화의 흑백처리는 일제강점기 시대라는 어둠 속에서 윤동주라는 빛이 더 돋보이는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던 한 점의 촛불처럼 동주 또한 그 암울한 시대에 밝게 빛나던 한 점의 촛불이었다. 하지만 그는 늘 참회하고 부끄러워했다. 적극적인 저항을 하는 그의 사촌 송몽규를 보며 더욱 그렇게 느꼈으리라. 영화에서 몽규가 조선인 유학생들과 독립운동 계획을 짜러 나간 후 빈방에 덩그러니 서 있던 동주 모습과 함께 ‘쉽게 쓰여진 시’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온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동주는 적극적인 독립활동을 펼치는 몽규를 보며 ‘쉽게 쓰여진 시’를 쓰지 않았을까.

소극적 계몽 시인이라 알려진 윤동주, 그는 칼 대신 펜을 들었지만 칼이 할 수 없는 대단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서시, 별 헤는 밤. 이 영화는 시험을 위해 문학작품을 암기해온 한국인이 윤동주 시인의 삶과 시의 의미를 오롯이 느껴보기에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한줄평가] 어두울수록 빛을 발한 귀한 아름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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