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져온 취약계층 붕괴, 더 혹독한 겨울나기

기획 / 김승애 기자 / 2021-01-06 15:44:39

■‘코로나 블루’에 휘청이는 청년·노인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발생하는 ▲우울감 ▲불안감 ▲스트레스 등 심리적·신체적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직접적인 공포와 더불어 일상에서 겪는 제약으로 인한 우울감을 말한다. 코로나 블루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불안과 갈등을 조장한다. 특히 청년, 노인 등 취약계층이 느끼는 타격은 더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코로나 블루 관련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우울증 2배, ‘극단선택’ 상담 2.6배 증가
전문가 “심리적 우울감은 폭력성·자살 충동 이어질 수도”
체계적 대처 없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심리방역 고려해야

 

퍼져가는 마음의 병 ‘코로나 블루’
 

"연말에는 항상 친구들과 파티를 했는데, 올해는 집에 있을 예정이다. 울산도 코로나 환자가 계속 발생해 불안하고 1년이 허망하게 사라져서 우울하다." -이 모씨(중구 성안동·26)

2030세대는 2020년에 우울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 후에도 일 혹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2030 청년세대가 20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12월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쉬었음’ 인구 235만3000명 가운데 대졸자는 48만6000명(20.7%)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가 지난해 7만명에서 올해 10만6000명으로 51.6%(3만6000명) 급증하면서 1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63만1000명으로 14만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 가운데 20대는 23만2000명, 30대는 1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구직단념자 중 절반 이상(53.1%)은 20∼30대 청년층이었다는 이야기다.
 

현재 부산 동서대에 재학 중인 취업준비생 박 모씨(25)는 “코로나19 이후 구직 과정에서 계속된 서류 탈락 때문에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불합격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게 돼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감지되고 있다.
 

택시기사 정 모씨(66·무거동)는 “택시 운행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줄어 힘들다”며 “저녁 9시만 되면 밖에 사람 한 명도 없으니 하루에 10만원도 못 벌어 정말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블루는 가벼운 우울감을 넘어 극단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의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노인들 ‘고립·소외’ 심화 우려
 

12월 한달 간 울산지역에는 코로나19 환자가 400여 명이 발생했다. 그 중 확진자가 급증했던 요양시설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12월 사이 국내 집단감염 확진자들의 주요 감염경로 중 요양병원·시설에서 모두 934명(12.4%)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감염경로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특히 60세 이상은 요양병원·시설에서 가장 많이 집단감염(657명·28.5%)이 일어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기저질환을 앓는 고령의 노인들로, 전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요양병원에 격리된 상태에서 잇따라 숨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로당, 복지관 등 복지 시설이 몇 달간 잠정 폐쇄돼 노인들의 우울감은 더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관 된 경로당.

 

경주에 거주하는 김 모씨(82)는 “동년배들과 함께 보내는 경로당이 폐쇄돼 전화로만 이야기를 나눈다”며 “외출이 줄어들어 전기세랑 전화비가 많이 나오는데 이거라도 안 하면 너무 적적해서 살 수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와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제주 고령자 1000명과 예비고령자 300명 등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2달 동안 조사한 결과 80세 이상 어르신이 느끼는 우울함은 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맞춤형 심리 방역 체계 구축해야
 

청년·노인 등 취약계층은 코로나19 굴레 속에 병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 중 다수는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과 정부가 맞춤형 심리방역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청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대학 당국이 나서 학생들의 심리 건강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일례로 울산교육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학생과 밀접접촉자 학생 등을 대상으로 긴급 심리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울산교육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학생과 밀접 접촉자 학생등을 대상으로 긴급 심리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는 비대면 상담과 함께 학교 복귀를 지원하고, 불안 증세 등을 보이는 고위험군 학생은 병원 치료를 지원한다.
 

익명 상담과 비밀 보장이 가능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계한 심리 지원도 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부처별로 진행하는 대국민 심리지원과 연계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전문가의 심층 상담을 지원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 응답률이 36.6%에 그치는 등 적절한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 블루를 공식 질병으로 인정해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복지부에서는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블루에 대한 예방관리를 위해 대상자 현황을 파악하고자 코로나 블루 대상자를 정의하고 해당 진료내역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청구 시 기재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김승애 기자

[ⓒ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