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Sociopath)

울종필진 / 울산종합일보 / 2020-02-13 15:45:35
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 박하용 (주)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IQ162 천재 소시오패스 조이서, 탄탄한 연기력과 특유의 눈빛으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몰입감을 극대화 시켰다” 7일 방영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서 조이서 역으로 분한 김다미를 극찬한 얘기다.

한편 김다미가 연기한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이르는 말로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다. 해당 인격장애를 가진 이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범행에 대해 인지한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차이가 있다.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생물학적, 유전적 원인에 의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면, 소시오패스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소시오패스는 유년기 시절에 학대나 방임 등을 겪으면서 자신에 대한 비뚤어진 생각과 타인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우울, 분노, 불안 등의 감정을 갖게 되고 이러한 감정들과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더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지향’을 우선시하는 사회분위기와 모든 것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해지면 소시오패스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소시오패스의 예방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기의 정체성과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성립되는 유년기에 부모와 사회로부터 애정과 관심을 받고 도덕심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면 소시오패스의 발현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양심, 배려, 봉사가 칭찬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할 것이다. 남을 이용하고 거짓을 일삼아 성공을 성취한 사람들이 존경받고, 반대로 양심껏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손해보는 경쟁 일변도의 현대 사회에서는 소시오패스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반사회적 인격성향을 언급할때 흔히 “X또라이”라고 한다. 이 말이 곧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의미한다. 이러한 반사회성을 의심할 만큼 양심없고 몰상식한 또라이들이 우리주변, 직장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어쩌면 아주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고, 공감할 의지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이들은 거짓말을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한 거짓말이 들키느냐 아니냐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이나 경제적 손해에 병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하다.

실제로 소시오패스가 사이코패스에 비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인구의 4%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들이 소속돼 있는 모임이나 단체, 직장의 동료 중에 꼭 한두명 정도는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 자기 일을 교묘하게 남에게 떠넘기고, 내 아이디어를 몰래 도용하고, 내 실적을 가로채고, 심지어 언어폭력과 성희롱 직장내 괴롭힘, 공금횡령까지 저지른다.

혹자는 ‘성공을 거두고 싶거나 조직을 이끌어 나가려면 반사회적 인격성향도 약간은 필요하다’라고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특성상 100% 규칙과 도덕적인 프레임 안에서만 일할 수는 없다. 어떤 경우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관례상 눈감아 주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사회적인 통념상 이해받을 수 있는 정도나 선이란게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공정하기 위해 룰이 만들어지고 선이 그어지는 것이다. 그걸 지킴으로써 상대에 대한 존중이 실현된다. 반사회적 인격성향을 지낸 사람들은 모든 기준이 자신의 이익과 안위, 개인의 욕망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상식에 구애 받지 않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선을 너무 쉽게 넘어버린다.

기준과 원칙을 벗어나 금단의 선을 넘은 소시오패스들은 공감능력과 도덕적 양심이 없는 상태에서 삐뚤어진 자기 중심적 자아에서 자신의 행동규범을 정해 버리기에 언젠가 반드시 법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 제아무리 교묘하게 감춘다해도 결국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게 되는게 삶의 이치이기에 그 사람과 관련된 만큼 곤란한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이 직장 상사이거나, 고위 직급의 관료일 경우일때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부도덕하고 불합리한 일을 강요 당할 수 있고 앞장서서 진행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순간의 귀찮음이나 부당한 압박과 강요에 휘둘린다면 종국에는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과 단호함을 가지고 소신있게 행동해야 한다. 나는 절대 그런 유혹이나 불합리함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눈감아 주거나 동행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이익은 차후에 감당할 후폭풍, 짊어져야 할 책임에 비하면 비교조차 안 될 작은 것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고집스러움이 있다.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이 모든 가치관을 지배한다. 승부에서 지고나면 인정하기 보다는 복수의 설욕전에 투지를 불태운다. 되로 주고나면 말로 받아야 직성이 풀린다. 어떤 일에 있어 이유나 동기 또는 절차나 과정보다 결과에 목숨을 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가 가지는 있는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현실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플루엔서 소시오패스 조이서(김다미)가 예쁜 또라이로 재탄생해 ‘이태원클라쓰’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룰과 선안에서 이루어지는 페어플레이도 좋지만 약간의 반칙이 있더라도 룰과 선밖에서 이루어지는 소시오패스의 페어플레이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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