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온 ‘업무 혁명’. 일상이 되어버린 재택근무

기획 / 김승애 기자 / 2020-07-21 16:04:15
■언택트 시대, 슬기로운 재택생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재택근무가 현실이 됐다.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디지털 경제생활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 곳곳을 변화시켰다. 새로운 일상이라는 ‘뉴노멀’ 시대가 왔다. 특히 재택근무는 분명 피하기 힘든 시대의 부름이다.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지금부터 정부와 기업의 꼼꼼한 검토와 정교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롯데·SK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재택근무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울산시(시장 송철호)에 위치한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진행한 바 있다.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디지털 경제생활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국내 롯데·SK 등 재택근무 도입
기업 효율성, 노동자 만족도 올라
회사와 종업원 사이 신뢰 높여야


대기업·스타트업 재택근무, 중소기업은 글쎄


우리는 노동의 형태를 점차 바꿔나갔다. 근무시간을 유연화했지만 근무장소는 사무실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 LG그룹, 롯데그룹, 넥슨, 넷마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3월에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5월 “앞으로 5~10년 안에 4만5000명의 페이스북 임직원 중 절반이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 역시 무기한 재택근무 방침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특히 롯데지주는 주 5일 가운데 하루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하는 새로운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 1회 재택근무제는 대기업에서 임시 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도입했다는 점을 주목 받았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재택근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본인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에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사정은 다르다. 올 3월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대기업의 60.9%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고 답했지만, 중소기업은 36.8%에 그쳤다. 이처럼 재택근무 환경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화상회의와 같은 원격 업무 시스템을 제공하는 ‘언택트 사업’의 발전이 필수적인데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집에도 보안을 갖춘 컴퓨터 등 사무기기를 갖춰야 하는데, 상당수 중소기업에는 아직 먼 얘기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살펴야 한다. 미국에선 최근 재택근무를 위한 인터넷 환경 개선이나 전기료 등의 비용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게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스위스 연방 대법원은 ‘고용주는 재택근무자에게 집세의 일부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개인 주거지를 업무를 위해 쓴 만큼 고용주가 이를 보상하라는 취지다. 재택근무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재택근무 도입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 

 

▲울산 중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사장 박일준)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대응방안을 시행했다. 


울산 지역 기업도 부분적 재택근무 시행


실제 재택근무를 체험한 직장인들은 어떨까. 특히 BNK부산·경남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근무장소를 분산해 운영한 바 있다. 경남은행(은행장 황윤철)은 고객 상담 업무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디지털상담부 직원 일부를 본점으로 이동시키고, 본점에 근무 중인 카드사업부 상담 인원 일부는 디지털상담부로 배치했다. 특히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한 임산부나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워킹맘, 기저 질환이 있는 직원들을 위해 2주간 특별휴가나 가족돌봄 유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 한국동서발전 임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언택트 문화’를 즐기고 있다.

울산 중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사장 박일준)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대응방안을 시행했다. 또한 박일준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먼저 재택근무에 동참해 지난 3월에는 본사 인원 기준 20% 수준으로 재택근무 참여를 확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간 재택근무에 참여하게 된 금융사 직원 A(26, 남구 삼산동)씨는 “재택근무를 하기 전 필요한 서류나 파일을 모두 챙겨와서 업무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며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한 것도 만족스러웠지만 회의가 줄어든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화상회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긴 하지만 아직 활성화하지 않아 주로 인터넷 메신저로 소통하다 보니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전체 회의 때는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울산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B(45, 중구 반구동)씨는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로 소통하지만, 급한 사항 시에는 전화를 한다. 전화 업무가 점차 많아질 때마다 업무 피로도는 두 배가 된다“며 ”의사결정 속도에는 아무래도 얼굴을 마주하는 것보다는 제한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망 분리 규제 완화가 가장 필요하다.

노동법 구축, 망 분리해 언택트에 발 맞춰야


재택근무를 위해서는 망 분리 규제 완화가 가장 필요하다. 망 분리는 2009년, 2011년, 2013년 금융기관이 디도스 공격을 받으면서 보안 강화를 위해 도입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이용자 수가 일일 평균 100만 명 이상이거나 전년도 매출액이 100억 원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회사 내부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해야 한다. 인터넷이 차단된 사내 업무용 PC를 통해서만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회사 밖에서 업무용 PC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없다.


지난 5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시대 언택트 산업 전략 토론회’에서 언택트 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광재 국난극복위 포스트코로나 본부장은 “비대면 재택근무 등으로 회사에서 집으로 오는 ‘스마트홈’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새 디지털 혁명이 될 것”이라며 “총리실이나 청와대에 미래기술을 들여다보는 위원회가 있어야 하고, 국회도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이 시대의 빠른 변화를 헤쳐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언택트 노동환경이 계속되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가 늘어나게 되는데, 그들은 근로기준법 및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현행 노동법에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없는 상황이다. 언택트 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보충이 시급하다. ‘언택트 시대’ 흐름은 사회에 여러 과제를 남기고 있다.

김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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