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1년, 갈 길이 멀다

기획 / 서소희 기자 / 2019-12-18 16:30:35
일회용품 퇴출 로드맵 실효성 논란

정부, ‘일회용품 퇴출 로드맵’ 본격화
시민 적극적 참여·인식 개선 뒷받침 돼야
대체재 마련으로 도돌이표 정책 꼬리표 떼야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한국은 전례 없는 ‘일회용품 공화국’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정부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장기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11월22일 정부는 ‘일회용품 줄이기 중장기 계획’을 수립, 2022년 일회용품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컵 보증제 부활 등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논란 속 일회용품 줄이기 로드맵, 일회용품 규제 성공 여부는 시민 인식 개선과 정부의 대안 마련에 달려 있다.

 

▲ 한 공원 벤치에 널브러져 있는 컵들.


일회용품, 2030년 모든 업종서 퇴출

환경부는 2021년부터 카페, 배달음식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의 내용을 강화한 일종의 중장기 단계별 로드맵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 35%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종이컵은 다회용 컵 등으로 대체된다. 플라스틱 빨대나 젓는 막대는 2022년부터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불가피하게 사용된 일회용품을 회수하기 위해 2008년 폐지된 ‘컵 보증금제’를 부활시킬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는 세척 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에서의 일회용 식기 사용이 금지되며, 포장이나 배달 음식에 일회용 젓가락 등 식기류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2022년부터는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 샴푸, 린스, 칫솔 등 일회용 위생용품의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2024년부터는 모든 숙박업소에서의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또 종합 소매업과 제과점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된다.

정부는 이 같은 로드맵을 시행하기 위해 내년부터 관련 업계들과 자발적인 협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 부문 회의나 행사, 공공시설 등에서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제도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 플라스틱 컵에 담긴 음료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불편 감내하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 필요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서 정책을 마련한 이 시점,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자발적 참여는 규제 성공의 첫 발판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시민들은 일회용 컵이나 빨대, 비닐봉지 등 사용을 줄이며 정부 정책에 동참 중이다. 정부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소비자나 판매자는 의식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것이라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현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카페, 식당 등 업계에서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모두 업계 측이 떠맡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안책으로 마련된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비싸며, 일일이 고객에게 플라스틱 컵 비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측 의견이다.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현재도 카페 내 플라스틱 사용이 금지돼 있어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다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 플라스틱 컵에 옮겨 담아야 하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플라스틱 컵 무상제공 금지에 있어 벌금 내듯 사용료를 내는 것 또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지만 분명히 일회용품 규제는 필요하다. 지금 당장은 불편하고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쓰레기 발생량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플라스틱 빨대 대신 영구적인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환경을 생각하는 인식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 시청 앞 대로변에 플라스틱 등이 담긴 분리수거 망이 놓아져 있다.


일회용품 규제 대안책 마련으로 혼란 막아야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일회용품 퇴출의 첫걸음이라면 정부의 대안책 마련은 마땅히 뒤따라와야 할 과제다. 현 정부 정책은 생산이나 공급 차원의 해결책이기 보다는 소비 단계를 더 규제하고 있다. 일례로 규제 대상에 오른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종이 빨대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보다 곱절로 비싼 종이 빨대를 선택할 업주는 없다.

일회용품 문제는 단순히 소비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애초에 일회용품이 생산되는 것을 막아야 플라스틱,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되는 단계를 막는 것보다 생산과 유통 단계부터 근원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제품의 생산 단계부터 재사용을 고려한 시스템을 만들고 환경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체재, 보완재 개발에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때 비로소 ‘플라스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글= 서소희 기자

사진= 김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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