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한방상식]한방과 갱년기

의료상식 / 울산종합일보 / 2015-06-11 13:47:42
김경실 동강한방병원 진료과장
▲ 김경실 동강한방병원 진료과장

한방에서는 인체를 소우주로 표현한다.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이치가 몸속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세상만물의 변화를 꿰뚫어 볼 수 있다면 소우주인 우리 몸속을 낱낱이 들여다 볼 수 있다. 갱년기란 성년기가 가고 노년기가 시작되는 시기로 우주의 변화에 의해 해석해 보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계절적으로는 10월 하순 쯤 이라고나 할까? 10월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고, 무언가 쓸쓸하고, 바람이 많아지며, 날씨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위의 현상을 인체의 변화로 해석해보면, 생리가 떨어지고 마음이 울적해 지고, 중풍과 같은 풍증(風症)이 많아지며, 피부의 탄력이 없어지면서 머리가 빠지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노화로 인한 몸의 변화가 일어나 각종 병들이 전시장처럼 여기 저기 생겨난다.


갱년기는 건강, 환경, 성격 등에 의해 개인차가 심하게 보인다. 빠르면 30대 후반부터 갱년기가 나타나기도 하고, 55세가 넘어서 시작되는 분이 있을 정도로 개인차가 심하다. 그러나 전체여성의 절반정도는 별 장애 없이 넘어간다. 갱년기 장애를 엄격하게 정의한다면 폐경을 기준으로 전후 2년, 즉 2년 동안에 일어나는 여성호르몬 부족현상으로 안면홍조, 생식기 위축, 요실금, 신경쇠약, 골다공증, 성욕감퇴의 증상을 얘기한다. 갱년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와 뼈가 마치 바람들은 무처럼 구멍이 생겨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 골다공증이다.


또한 가을에 느끼는 쓸쓸함 만큼이나 갱년기에 찾아오는 우울증이 많은 여성들을 괴롭힌다. 남편은 사회적으로 점점 성장해 집안일을 돌볼 틈 없이 가장 바쁜 인생을 보내고, 아이들은 커서 독립해 가는데, 자신만이 해놓은 일없이 인생이 흘러간 것 같아 남는 것은 비애뿐이고, 왜 인생을 사는가 하는 문제가 새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자, 이제 갱년기가 가을이라고 했으니까 치료법도 가을이라는 의미 속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가을이 주는 긍정적 이미지는 맑고 높은 하늘, 황금들판의 풍요로움,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다. 인생 50은 돼야 비로소 가을처럼 겸손하면서도 넉넉하게 인생을 바라볼 수 있는 시기다.


그리고 자식의 성장은 50대 여성에게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 주니 전에는 없었던 자기만의 시간이나 취미를 가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경제적인 여유까지 생긴 분들은 불우한 이웃들에게 눈을 돌리게 돼, 사회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똑같은 가을인데 마음먹기에 따라 이처럼 차이가 있다.


3·40대 여성이라면 인생의 여름을 더 오래 간직해 가을이 늦게 오도록 하고, 이미 갱년기가 시작된 분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의연하게 갱년기를 슬기롭게 넘기면 된다.


약물을 이용한 한의학적 치료방법은 신(腎)의 작용과 활동을 촉진해 다른 기관의 공능활동도 개선시켜 심각한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갱년기치료에 호르몬요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의학적 측면에서 보면 아주 심한 갱년기장애나 골다공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의 많은 연구소 등에서도 호르몬요법의 여러 가지 문제점, 자궁암과 유방암 등에 대해 속속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인생의 자연스런 흐름을 약의 힘을 빌려 일시적으로 막아 가을이 없는 겨울을 맞이하게 되면 오히려 그 겨울은 더 추운 법이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 또한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비결인 셈이다.


시간이 날 때 남편이나 친구들과 같이 햇볕을 맞아보자. 맑은 햇볕 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덧 마음도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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