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료상식]저염식 건강 관리

의료상식 / 울산종합일보 / 2015-06-24 14:53:28
박경선 신장내과 전문의
▲ 박경선 신장내과 전문의

선사 시대,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통한 식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소금은 매우 구하기 어려운 자원이었다. 바닷물을 증발시키거나 해조류를 태워서 소금을 얻을 수 있었으나 이는 바닷가에서만 가능한 작업이다. 결국, 인류의 문명은 소금을 구하기 쉬운 곳에서 발달해 왔다. 이후 고려·조선시대에는 도염원(都鹽院), 염장(鹽場) 등을 둬 국가에서 소금을 직접 관리했고, 소금은 국가의 중요한 재정 세원으로 간주됐다. 이처럼 인간은 소금이 부족한 환경에서 수만년간 적응해 왔고, 그 진화의 결과물이 알도스테론이라는 염분 보존 호르몬이다. 생명체는 염분을 보존하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에, 소금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염분 제거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따라서 체내의 염분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염분 섭취량의 제한이 중요하다.


소금은 음식물의 부패를 방지하고 살균 작용을 한다. 음식의 단맛은 강화하고 쓴맛은 약화시켜 맛을 좋게 하며 야채나 과일을 보관할 때 갈변을 방지하고, 쫄깃쫄깃한 밀가루 반죽을 만들 때에도 이용된다. 적절한 소금 섭취는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고 체액량을 유지하는데에 필수적이다.


염분 섭취가 증가하면 체내 삼투압이 증가하게 된다. 우리 몸은 삼투압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어서 염분 섭취로 삼투압이 증가하면 이를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반응이 일어난다. 갈증을 유발해 수분 섭취가 증가하고, 신장에서 수분 배설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반응이 만성화되면 결과적으로 체액량이 증가해 부종, 고혈압, 심부전, 만성 신장 질환 등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짜게 먹는 식습관은 뇌경색, 뇌출혈, 골다공증, 천식의 악화, 위암, 신 결석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 환자가 저염식을 할 경우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아주 잘 알려져 있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는 짜게 먹을수록 말기신부전(투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하루 소금 섭취량을 9g 감소하면 뇌졸중의 위험을 1/3로,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을 1/4로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저염식의 중요성은 이미 각종 건강 강좌나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저염식을 잘 이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첫 번째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짜게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래에서 여러 환자들에게 “평소 싱겁게 먹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본인은 짜게 먹는 편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는 짠 음식에 익숙해져 음식이 짜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뿐,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짜게 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짜게 먹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저염식의 첫 걸음이다.


저염식을 잘 이행하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 없이 짠 음식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각종 패스트푸드의 과다한 소금 함량에 대해서는 최근 매스컴에서 자주 소개 돼 잘 알고 있다. 치킨 한 조각에는 500mg 이상, 라면 한 개에는 1800mg 이상의 염분이 함유 돼 있다. 성인 1일 염분 권장량 2000mg을 감안하면 평소 무의식적으로 섭취하는 소금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쉽게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찌개, 국, 국수 등에도 다량의 염분이 포함 돼 있으므로 저염식을 원한다면 국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생아기부터 6개월간 저염식을 하면 15세 때 혈압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생후 4개월 때의 염분 섭취량이 7세 때 혈압과 관계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의 밥상에 무심코 올라오는 짠 음식들이 10~20년 뒤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 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와 가족,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오늘 저녁부터 밥상에 오르는 소금을 조금씩 줄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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