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에 얼어붙은 한반도…하늘·바다·땅도 꽁꽁

생활 / 연합뉴스 / 2021-01-08 12: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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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영하 28.9도 '냉동고' 추위…무릎까지 찬 폭설도
10년 만에 최저기온 낙동강도 얼어…항공편 결항·입산 통제 등 잇따라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다. 8일 전국적으로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북극발 최강 추위가 절정에 달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은 두터운 패딩과 목도리,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했어도 발걸음이 힘겨웠다.

일부 도로는 아직도 빙판길을 이뤄 교통 체증이 빚어졌고, 남부지방은 한파에 폭설까지 이어지면서 하늘길과 바다, 육로가 통제되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꽁꽁 언 일산호수공원 호수

영하 20도 안팎의 혹한으로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호수가 꽁꽁 언 가운데 두껍게 차려입은 시민들이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 31㎝ 폭설에 영하 28.9도 한파…'한반도는 겨울 왕국'

중부와 남부내륙에 한파 특보가, 호남과 제주 등지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되는 등 한반도 대부분 지역이 폭설과 한파에 꽁꽁 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향로봉의 최저기온이 영하 28.9도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설악산 영하 28.2도, 경기 양평 영하 25.8도, 파주 판문점 영하 23.8도, 충북 충주 영하 23.7도, 경북 의성 영하 21도, 충남 금산 영하 19.9도, 전남 해남 영하 17.1도, 부산 영하 12.2도 등을 기록했다.

서울은 영하 18.6도로, 1986년 1월 5일 영하 19.2도 이후 35년만에 가장 낮았다. 해남(-17.1도)과 영광(-16.3도)은 기상 관측망이 각 지역에 갖춰진 이래 일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호남과 제주에는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한라산 어리목 31.1㎝, 산천단 21㎝, 표선 22.9㎝, 성산 16.6㎝, 진도 13.1㎝, 김제 12.8㎝, 무안 해제 11.8㎝, 영광 염산 11.5㎝, 고창 11.3㎝, 임실 10.8㎝ 등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최강 한파에 빙벽이 된 직탕폭포

강원 전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7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 직탕폭포가 얼어붙어 빙벽을 이루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철원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9도를 기록했다.

 

강원 춘천 소양강과 북한강은 빙판을 이뤘고, 철원 한탄강 하류의 직탕폭포는 빙벽으로 변했다.

속초 장사동 해안의 갯바위에는 바닷물이 얼어 고드름이 달릴 정도였고, 경기 수원은 체감온도가 영하 26도에 달한다.

경기 지역은 지난 6일 오후부터 7일 새벽 사이 폭설이 내린 이후 눈은 그쳤지만, 추운 날씨 탓에 여전히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있거나 빙판길이 형성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시속 20∼30㎞로 서행하거나 완전무장한 보행자가 눈길을 피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목격됐다.

 

꽁꽁 얼어붙은 서울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닥친 7일 오전 얼어붙은 한강 위에 밤사이 내린 눈이 내려앉아 있다.

 

좀처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부산은 체감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자 시민들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출근길 거리는 평소보다 썰렁했으며 시민들은 모자와 장갑, 두꺼운 옷으로 무장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복도로 고지대 등 도로 곳곳이 결빙돼 염화칼슘 등이 살포되기도 했다.

◇ 폭설·강풍·한파에 출근길 교통 통제·정전 피해 잇따라

인천 시내 상당수 도로는 전날 낮에 녹았던 눈이 야간에 다시 얼어붙어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6∼7일 폭설과 한파에 따른 심한 도로 정체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은 시민들은 이날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했다.

서해 중부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인천과 섬을 연결하는 12개 항로 여객선 가운데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등 8개 항로 운항이 통제됐다.

또 충남 섬 지역을 오가는 7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고, 제주 기점 여객선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9개 항로 15척 중 5개 항로 6척만 운항한다.

인천에서는 변전소 화재로 정전까지 발생, 시민들을 추위에 떨게 했다. 이날 오전 5시 58분께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신부평변전소에서 불이 나 5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부평구 갈산동·삼산동, 계양구 효성동·작전동 등지 3만7천939 가구(한전 추정)가 정전돼 주민들은 강추위 속 난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아파트 13곳에서 승강기 안에 주민이 갇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기록적인 추위가 찾아온 광주에서도 전날 오후 9시 17분께 광산구 장덕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5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끊겨 509세대의 보일러 가동이 멈추고 전기 온열기도 쓰지 못해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해남에서도 일시 정전이 발생해 102가구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치워도 치워도 내리는 눈

광주·전남에 대설·한파 특보가 내려진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3동 한 도로에서 광주 북구청과 동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눈도 꾸준히 내리면서 출근길 일부 도로는 또다시 빙판길을 연상케 했다.

광주에서는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에서 원효사까지 1개 구간, 전남에서는 구례·함평·진도 지역 고갯길 5개 구간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시내버스 운행 단축과 고갯길 도로 통제 또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낙동강도 얼었다…제주 항공편 결항·입산 통제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은 북극발 동장군이 매서운 기세를 보였다.

이날 부산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오전 6시 49분께 -12.2도, 10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체감기온은 -19.8도를 보였다.

낙동강도 공식 관측지점(구포대교 19∼20번)은 얼어붙지 않았지만, 소형 나루터 주변이 얼어붙으면서 배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관찰됐다.

제주지역에서는 강설로 인해 김해와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2편이 결항하고 1편이 지연됐다.

강한 바람 등으로 인해 항공기 지연 또는 결항도 피할 수 없어 운항 정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516도로 제설작업

제주도에 폭설이 내린 7일 오전 제설차량이 516도로에서 눈을 치우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 기준 32편(출발 14, 도착 18)이 결항했으며 오전 9시 현재까지 운항한 항공편은 없다.

이날 운항이 예정된 항공편은 모두 199편(출발 103편, 도착 96편)이다.

제주공항에는 오전 6시 기준 5.5㎝의 눈이 쌓였고, 초속 9∼10m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급변풍경보와 강풍경보, 대설경보, 저시정경보 등 4개 경보가 동시에 발효 중이다.

항공기상청은 제주공항에 풍속 차이로 의한 돌풍 현상인 급변풍(윈드시어)이 발생하고 있고 눈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가시거리가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멈춰 선 항공기들

이틀째 폭설이 내린 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제주 기점 여객선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9개 항로 15척 중 5개 항로 6척만 운항한다.

많은 눈이 내린 제주 한라산은 전날부터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에도 많은 눈이 쌓여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다만, 516도로 노선버스는 월동 장비를 설치해 운행하고 있다.

비자림로와 제1산록도로, 첨단로는 소형차량 운행이 통제됐으며, 대형차량은 월동 장비를 구비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

충남 덕산, 칠갑산, 대둔산 등 3개 도립공원 탐방로도 전날부터 출입이 금지됐다.

 

폭설 내린 한라산

제주도에 폭설이 내린 7일 오전 한라산 국립공원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공원 관계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스노체인을 감고 있던 제주도민 강모(55)씨는 "제주시 이도2동에서 한림읍까지 1시간을 운전해야 하는데, 눈이 많이 내려 쌓여 걱정"이라며 "스노체인을 감았지만 빙판길이 된 도로와 계속해서 내리는 눈을 보니 출근길이 녹록지 않을 것 같아 한 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추위가 이어지면서 선별진료소 등 야외업무 종사자, 노약자 등은 면역력 저하와 한랭질환 예방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당분간 건강과 시설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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