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 살해 후 차가운 땅에 암매장" 20대 부부에 중형 구형

사건·사고 / 연합뉴스 / 2020-12-23 17: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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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객관적 증거, 자백 진술 종합하면 살인·학대치사죄 인정"
피고인들 "고의 없었어" 부인…"용서 빌 기회 달라" 선처 호소
▲아기살해 아버지

 

"두 아이가 태어난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는 친부모 손에 의해 차가운 땅에 아무런 표지 없이 암매장됐습니다. 살아남은 첫째는 한겨울에 반팔 차림으로 속옷도 없이 시설에 인계됐습니다…"

23일 오후 춘천지법 103호 법정.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황모(26)씨와 아내 곽모(24)씨의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 등 사건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종의견을 설명했다.

경찰의 초동수사에서부터 1심 공판에 이르기까지 직접 참여한 검사는 "모든 인간의 생명이 귀중하지만,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생명은 더없이 소중하다. 더욱이 피고인들은 두 아이의 친부모였다"고 운을 뗐다.

 

검사는 "법의학적 증거와 현장검증 결과, 사건 전 학대 사실, 황씨의 충동조절장애 병력 등 객관적 증거에 피고인들의 상호 모순 없는 상세한 자백 진술을 종합하면 황씨의 살인죄와 곽씨의 아동학대치사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모로서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고, 낳기만 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피고인들은 고귀한 생명을 둘이나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황씨에게 1심 구형과 같은 징역 30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곽씨에게도 1심 때처럼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황씨 부부는 검찰이 약 10분간 최종의견을 말하는 내내 고개를 떨궜다. '부모 1명이 학대를 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나머지 1명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곽씨는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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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는 최후진술에서 교도소에서 책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잘못을 알았다는 취지의 야기를 했다.

황씨는 새 삶에 대한 희망을 품다가도 자책하기를 반복했다고 털어놓으며 "1심에서도 그랬지만 살인은 부인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죄로 처벌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곽씨는 "솔직히 변경할 건 없다. 아이를 정말 사랑했고 고의라는 건 없었다"며 "주시는 벌 달게 받겠다. 잘못한 거 아는데 아이들에게 용서를 빌 수 있게 기회를 좀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고, 이를 듣던 황씨도 눈물을 터뜨렸다.

황씨는 2016년 9월 14일 원주 한 모텔방에서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셋째 아들을 생후 10개월인 지난해 6월 13일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 동안 눌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곽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 부부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과 황씨는 항소했다. 앞선 항소심 공판에서는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는 첫째 아들(5)의 진술 모습이 녹화된 영상이 법정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황씨 부부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2월 3일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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